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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희망(고문)은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오전 6:56:15 ]

  •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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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금융시장이 경제지표를 대하는 태도에는 어떠한 경향이 있다. 미국 지표를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경기침체의 징후를 찾아 내려고 애쓴다. 반면, 독일 지표를 보는 사람들은 턴어라운드의 징후를 발굴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태도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경기가 리세션에 빠져들거나 회복기로 돌아서는 변곡점을 먼저 정확하게 캐치해 포지셔닝 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더욱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독일 공장주문 지표가 7일 공개되었다. 이번에도 혹시나 했으나,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제조업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8월 중 독일 실질 공장주문은 전월비 0.6% 감소했다. 예상치(-0.3%)보다 감소폭이 컸다. 7월 수치가 -2.7%에서 -2.1%로 상향 수정되기는 했다. 하지만 전년동월비가 -6.7%로 예상치(-6.4%)보다 더 심각하게 악화되었기에 '실망'이라고 평가하는 게 합당했다.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독일의 실질 공장주문은 15개월 연속해서 감소세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당초 "일시적"이라고 치부되었던 급격한 부진이 만 2년을 향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히 '기술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기대는 번번이 무산되는 중이다.

    통념과 달리 독일 제조업의 고전은 수출보다 내수부문에서 특히 더 심하다.

    8월 중 독일의 수출용 실질 공장주문은 전월비 0.9%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내수용 주문은 전월비 2.6%의 감소세로 반전했다.

    내수 중에서는 최근 들어 소비재 공장주문량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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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제조업의 둔화는 걱정거리"라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앞서 지난 4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는 제조업 부진과 관련해 '독일'을 겨냥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조업과 제조업 수출에 있어서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다. 중국은 지금 당장은 실제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관세부과를 견뎌내고 있다. 개선돼야 할 것은 독일과 유럽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일에 대한 제조업 수출에서 1500억달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날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세금을 깎고 규제를 완화해 독일 경제가 다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지표는 일자리 창출 항목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둔화 추세가 좀 더 뚜렷해졌다. 3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봤던 제조업 고용은 9월 중 2000명 줄었다. 지난해 3월 이후 처음 있는 감소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본격화한 이후로 제조업 일자리가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 주 앞서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2009년 6월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양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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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철도화물 업황을 보아도 미국 제조업의 침체양상은 뚜렷하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국 철도협회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 미국의 철도화물은 전년동기비 5.5% 감소했다. 침체폭이 더욱 깊어져 3년 만에 가장 심각했다.

    이른바 "철도 리세션(railroad recession)"이다. 자동차, 석탄, 곡물, 화학제품, 소비재 모두 운송이 줄었다. 원유 운송만 그나마 선전 중이다.

    <Robert W. Baird & Co.>의 벤 하트포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철도운송이 아직 바닥을 찍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무역정책에 좀 더 확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럭운송도 성할 리가 없다. 산업생산과 연관성이 높다는 'Less Than Truckload(상대적 경량화물)' 수송이 8월 중 전년동월비 12% 급감했다. 소비재 부문이 아직 호조여서 장거리 트럭운송은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운임은 하락했다. 이로 인해 고객을 빼앗긴 철도부문은 더 고역이다.

    하트포드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 가장 큰 위험은 양호하던 소비자들이 제조업 부문의 고통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조업 침체의 핵심 진앙지 중 하나로 지목되는 독일 공장부문에 대해 모두가 좌절하는 것은 아니다. 희망(고문)은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독일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버 라카우의 분석을 Editor's Letter가 '의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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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독일 공장주문(위 그래프 노란 선)은 여타 설문조사의 우울한 지표들이 가리키는 것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3개월 이동평균으로 파악한 전년동월비 변동률은 바닥을 치는 양상이다.

    지금 모습은 유로존 위기로 기업들이 크게 위축되었던 지난 2012년과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에도 설문조사된 심리지표에 비해 공장주문은 덜 떨어졌고 먼저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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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항공기 등 변동성이 큰 대형 항목들을 제외한 공장주문(위 그래프 빨간 선)은 최근 4개월간 사실상 횡보 중이다. 이는 내수부문의 부진을 해외수요가 상쇄해 주고 있는 덕분이다. 독일 국내 기업들은 현재 재고를 소진하고 설비투자를 줄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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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터별로 보아도 보다 안정화하는, 하강이 가속화하지는 않는 신호가 나타난다. 일년 넘게 하락하던 중간재 부문이 횡보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핵심 자본재 주문의 반등 역시 고무적인 신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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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자동차생산은 계속해서 부진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협회(VDA) 9월 지표에서 이미 추가적인 개선신호가 나왔는데도 말이다.

    빠른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완만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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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관련해서도 다소 긍정적인 뉴스가 있다. 8월 중 산업 매출액이 전월비 1.3% 증가했다. 전달의 1.2% 감소를 상쇄했다. 이는 견조한 8월 산업생산(8일 발표 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이는 독일 경제가 리세션에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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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산업 매출액의 반등은 대형 항목의 납품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는 효과를 제한하는 요소이다.

    독일 8월 산업생산과 관련해 나(올리버 라카우 수석)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약간 높은 전월비 0.3% 증가 예상을 고수한다. 중요한 대목은, 내수용 산업매출 반등이 3분기 독일 자본지출 전망을 지지한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독일 8월 공장주문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비해 나은 모습을 갖고 있다. 독일 산업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나의 관점을 뒷받침한다. 다만 브렉시트와 관세로 인해 회복세는 취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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