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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특사 명찰 뗀 류허 / 금융 디커플링 / AI 대전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오후 9:59:37 ]

  •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이런저런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시장 역시 헤드라인 뉴스에 휘들리며 일희일비다.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다만 어떤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불신과 감정의 골이 쉽사리 메워지진 않을 것 같다. 주요 뉴스를 살펴보자.

    # 특사 명찰 뗀 류허의 워싱턴行..예정보다 일찍 귀국할 수도

    장마감 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 오는 10일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는 중국 협상단이 당초 일정 보다 일찍 귀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협상단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의 경우 이전과 달리, `특사`라는 타이틀 없이 워싱턴으로 향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 협상단의 당초 일정은 오는 12일 워싱턴을 출발해 중국으로 귀국하는 것이지만, 일정이 하루 앞당겨져 11일 워싱턴을 떠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런 일정이라면 11일 오후 늦게 혹은 밤까지 연장 협상은 물리적으로 힘들어진다. 소식통은 "낙관론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번 협상단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는 이전과 달리 `시진핑 주석의 특사`라는 타이틀 없이 워싱턴 행(行)에 오를 것이라 하는데, 이는 류 부총리가 시 주석으로부터 어떤 특별한 지시를 받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번 회담이 뭔가를 결정짓는 자리가 되기는 힘들 것임을 시사하는 것 같다.

    신문은 핵심 현안에 대한 미중 양측의 의견차가 팽팽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보인 이런 행보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 대한 기대를 미묘하게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관련 발언으로 이번주 고위급 회담의 분위기는 긴장을 더할 수 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 사태와 관련 어떤 나쁜 행동을 하면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홍콩사태)에 관여하지 말 것을 미국에 요구해 왔다.

    # 백악관 "연기금의 중국주식 투자제한에 초점"

    밤시간으로 넘어가면서 블룸버그를 통해서는 지난주 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민감한 뉴스가 다시 등장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자본의 중국 유입 억제방안 가능성에 대해 계속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는 가운데, 특히 초점을 정부 연기금의 중국 주식 투자 제한에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포커스가 `연기금 투자`에 한정된 듯 한지만 미국의 `금융 디커플링` 정책의 출발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눈을 뗄 수 없는 사안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포트폴리오 자금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고, 정보 공개가 불투명한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나바로 국장의 부인 발언이 나온 당일 몇 시간 뒤 백악관 관리들이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고, 논의의 초점은 정부 퇴직 연금펀드들이 중국 경제의 부상(economic rise)에 돈을 대는 것을 어떻게 하면 차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맞춰졌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화요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정책조율위원회 모임을 소집했고 이 모임에는 국가안보위원회(NSC) 관리들과 미국 재무부 관리들이 참석했다.

    백악관은 인덱스(패시브 펀드의 벤치마크가 되는 인덱스) 제공자들의 중국 기업 편입 결정 - 특히 `미국 투자자들에게 위험이 될 것으로 염려되는` 중국기업의 (인덱스내) 편입 결정 - 을 더 면밀히 조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백악관이 주요 인덱스에서 특정 중국 기업을 제외하도록 강제함에 있어 어떤 법적 권한에 기반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 AI 대전

    지난 5월 언론 보도를 탄 후 넉달 넘게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갈 길은 간다`는 메시지로는 손색이 없다. `중차대한` 미중 고위급협상을 이틀 앞두고 나온 미국의 조치라 특히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가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크비전과 저장 다후아 등 중국 기업 8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 등재했다. 중국 정부의 이슬람계 위구르 민족 탄압에 협력했다는 이유다. 이들 8개 기업을 포함해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 및 단체는 총 28곳이다.

    8개 기업 가운데 대외 지명도가 높은 곳은 역시 하이크비전이다. 감시카메라에서 출발해 최근 AI(인공지능) 관련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의 팀 쿨판 컬럼니스트도 지적하듯 8개 등재 기업중 그 중요도가 가장 큰 곳은 메그비 테크놀러지와 센스타임그룹일지 모른다. 다소 생소한 `스타트업`에 불과할 수 있지만 당 지도부가 미래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그 바람이 성취되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핵심 `유니콘`들이다.

    메그비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후 지금은 `도시 사물인터넷` 분야, 즉 스마트시티의 핵심 인프라 분야에 헌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에서 `도시 사물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73%에 달할 정도다. 도시 사물인터넷은 말 그대로 통신, 교통을 비롯한 각종 유틸리티와 안보, 교육, 문화 서비스 등 유무형의 도시 공간을 총괄한다.

    인프라별 빅데이터 분석과 처리, 그리고 유기적 결합을 위한 `AI 솔루션`이 반드시 수반된다. 중국이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은 이들에게 거대한 실험의 장을 제공한다. 일당 독재의 통제시스템 하에서 프라이버시권은 무시되기 일쑤인데, 해외 경쟁사들은 `중국내 빅데이터 및 AI기업은 개인정보의 보존과 유통이라는 측면에서 서구 기업과는 비교가 안될 풍요로운 사업환경을 누린다`고 푸념한다.

    당 지도부는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로 세계 AI 분야에서 선도 위치(기술 표준)를 하나 둘씩 점하고 싶다. 그러니 그 명분이 뭐든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한 이번 `블랙리스트`는 기술진화 전쟁의 영역이다. 비약하면 스마트시티 분야 경쟁사인 IBM과 시스코에 대한 보호 조치라고도 평할 수 있다.

    더구나 미국이 `인권`이라는 모호한 잣대 - 이어령 비어령식 잣대 - 를 들이댔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걸고 넘어질 꺼리가 차고 넘칠 수 있다. 여하튼 이번 조치로 메그비와 센스타임은 사업에 필요한 칩과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미국 기업으로부터 들여올 수 없다. 중국 본토 안에서 이들이 계속 번창하든 말든,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발디디지 못하게 하겠다는 - 공급체인을 끊겠다는 - 전략에 가깝다.

    # 5G 생태계와 교란종

    같은 날 나온 파이낸셜타임스(FT)보도 역시 흥미롭다. 미국 행정부가 5G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와 경쟁하는 유럽의 노키아와 에릭슨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노키아와 에릭슨도 화웨이처럼 고객사들에게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화웨이 경쟁사들이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할 수 있도록, 미국 행정부가 (노키아와 에릭슨 등에) 신용을 공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해외에서 수주전을 펼 때 고객사들에 중국 은행에서 저리자금을 빌려 5G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파이낸싱 패키지 조건을 내걸곤 한다. 즉 국유 은행으로부터 손쉽게 대규모 크레딧 라인을 끌어와 마켓팅에 활용할 수 있다.

    FT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내 일부 관리들은 화웨이의 지배력 확장에 맞설 최선의 방책은 중국 기업이 누리는 것 못지 않게 경쟁사(노키아와 에릭슨)들에게 장기 크레딧 라인을 보장해주는 것이라 믿고 있다.

    미 행정부내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10년전 통신장비 제조 부무에서 우위를 포기했는데, 지금은 이 선택이 국가안보 측면에서 최선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다. 모든 부처와 기관들이 이 게임에 다시 끼어들 방안을 절실히 찾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화웨이는 조만간 5G망 설치를 원하는 이들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 중국, 미국 블랙리스트 조치에 보복 시사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중국기업 추가 제재(블랙리스트 등재)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항의했다. `인권`이라는 모호한 잣대로 중국기업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홍콩 사태를 비롯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려 들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을 게다.

    이어 보복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계속 주목하라(눈을 떼지 마라)"고 말해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겅 대변인은 "신장 위구르에서 인권 문제는 없다"면서 미국의 조치가 명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겅 대변인은 또 "미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으며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이 언급한 `보복`에는 어떤 게 있을까. 중국 당국이 준비중인 - 수차례 곧 발표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잡았던 - `중국판 블랙리스트` 혹은 희토류와 같은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 이번주 미중 고위급 협상이 삐걱대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판 블랙리스트가 발표되면 미국도 발끈할 테고 이는 다시 다음달 만료되는 화웨이 제재조치의 유예 연장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다. 어쨌거나 10~11일 회담의 무게감은 더 커졌다.

    한편 중국 국영방송인 CCTV는 미국 NBA 중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NBA 농구 구단인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이후 NBA는 모리 단장의 발언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지만, 중국내 반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CCTV의 발표에 앞서 중국의 스포츠웨어 업체 리닝을 비롯해 중국계 스폰서들은 로키츠와 스폰스 게약을 중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미국의 충돌 혹은 반목이 문화와 스포츠 영역으로 확산될 위험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시장동향 - 일희일비

    이날 상하이 증시는 장중 한때 1% 가까이 올랐고 상하이 거래시간중 달러-위안 환율은 제법 많이 내리기도 했다(위안강세). 미중 협상이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 당국이 부양조치가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 등이 작용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에 인민은행 이강 총재가 동석한다는 당국의 발표, 중국 정부가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어려운 난제들을 내년중 풀어내기 위해 시간표를 마련할 준비가 됐다는 (중국 상무부를 인용한) 폭스 뉴스 보도 등이 재료가 됐다.

    그러나 장후반으로 갈수록 본토 증시는 기력을 잃었다. 협상이 기대만큼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시장이 기대하는 스몰딜 역시 여전히 허들이 높다는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JP모건은 가장 유력한 결과물은 현상태 유지로, `후속협상을 계속하기로 하되 10월15일 관세인상은 예정대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장마감후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이 `미국의 추가 블랙리스트 조치`에 대해 보복을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놓으면서 자산시장내 경계심은 높아졌다. 뒤이어 전술한 SCMP의 보도와 블룸버그 보도가 더해지면서 시장 심리는 더 위축돼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 반전했고 미국 주가지수선물과 10년물 수익률은 하락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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