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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제한적 기대감 vs 제한적 우려감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0-09 오전 7:04:08 ]

  •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날짜가 목전에 다가옴에 따라 관련 뉴스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시장은 다양한 각도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에 일희일비하며 널뛰기를 했다. 악재성 뉴스들이 우세한 상황이었지만, 시장은 실낱같은 호재에도 큰 희망을 한 번 실어보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이 압도적인 이슈 앞에서는 경제지표도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도 별무소용이다. 미-중 무역이슈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지표도 정책도 모두 달라지게 될 것이니까.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펀더멘털에 대한 진단을 미뤄둘 수 없다. 새롭게 제시되는 미-중 무역 변수 역시 현재 주어진 펀더멘털 토대 위에서 향후 경제와 금융시장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Editor's Letter는 독일의 턴어라운드 징후와 미국의 피크아웃 내지는 침체 조짐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모니터

    어제 소개한 올리버 라카우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독일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예상대로 독일의 8월 실질 산업생산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시장에서는 보합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전월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수치도 -0.6%에서 -0.4%로 상향 수정됐다. 좀 호들갑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중의 서프라이즈였다.

    전년동월비로는 생산량이 4.0%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예상했던 -4.3%보다는 덜 심각했다. 전월 수치는 -4.2%에서 -3.9%로 높여졌다.

    건설업이 전월비 1.5% 줄고 에너지 생산은 1.7% 급감한 상황에서 연출한 서프라이즈이기에 더욱 고무적이었다. 8월 산업생산에서 건설업과 에너지를 제외한 부분은 전월비 0.7% 증가했다.

    ⓒ글로벌모니터

    산업생산 0.3% 반등을 정확하게 맞힌 옥스포드의 라카우 이코노미스트는 트위터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등 핵심 부문이 1% 이상 뛰어 오르며 산업생산 반등을 주도한 게 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일 공장주문 지표에서 나타난 '바닥탈출' 신호와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일련의 신모델 출시를 계기로 점진적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라카우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울한 심리지표들과 고조된 하방위험들을 고려할 때 이번 반등은 일회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산업생산이 반등했다고는 하지만 신속한 회복이 임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기대치를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뉴스는 의미가 크다고 그는 부연했다. "독일 경제가 3분기에 정체되긴 했으나, 우려했던 기술적 리세션은 피할 것이란 우리의 관점을 이번 산업생산 증가 소식이 강화해 주었다"고 그는 평가했다.

    독일 지표가 제한적인 기대감을 제공했다면, 미국 지표는 제한적인 우려감을 불러 일으켰다. 둘은 상당히 취약한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독립기업협회(NFIB)가 집계해 이날 발표한 미국의 소기업 경기낙관지수는 전월비 1.3포인트 하락한 101.8을 기록했다. 예상치 102.0에 약간 못 미쳤다. 작년말 대소동의 후유증을 겪었던 지난 1월 수준(101.2)에 가까워졌다.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기업인 출신 보수 정치인 당선에 환호했던 이 지수는 최근 넉 달 중에서 3개월에 걸쳐 내리막길을 타는 중이다. 전형적인 '헤드앤숄더(head and shoulder)' 모양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지표는 '경제가 둔화 또는 냉각되고는 있지만 확장국면은 유지 중'인 미국 경제의 현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앞날에 대한 소기업인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앞으로 3개월이 사업을 확장할 좋은 시기라고 응답한 기업인 비중은 22%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비중에서 "악화할 것"이란 응답비중을 차감한 값은 9%포인트에 그쳤다. 역시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이자, 트럼프 당선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소기업인들은 경제보다 정치를 더 우려하고 있는 듯했다. 미-중 무역전쟁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조사 뉴스가 이들의 자신감에 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설문에서 사업확장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15%가 "경제환경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이들은 앞으로 사업을 키우기가 좋다는 쪽일 것이다. 반면 "경제환경이 좋지 않다"거나 "불확실하다"는 응답도 각각 11% 및 8%로 적지 않았다.

    부정적인 답변 중에서는 "정치 환경이 불확실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15%에 달했다. 정치환경이 "좋지 않아서"라는 답변비중도 9%로 높았다.

    ⓒ글로벌모니터

    매출 실적과 전망 역시 정점을 통과한 양상이 뚜렷했다.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는 응답에서 "줄어들 전망"이라는 답변비중을 뺀 값이 16%포인트로 떨어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 타이기록을 세웠다. 지난 1,2월에도 연속해서 같은 수치를 나타낸 바 있다.

    같은 방식을 '최근 3개월간 실적'에 적용한 설문에서는 수치가 2%포인트로 하락했다. 지난 2월(-1%p)에 이어 트럼프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응답이다.

    ⓒ글로벌모니터

    이날 별도로 발표된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가 놀라운 부진을 나타낸 가운데, 소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에 대한 자신감을 빠른 속도로 잃고 있는 모습이었다.

    최근 3개월 사이에 판매가격을 "올렸다"는 응답에서 "내렸다"는 응답을 뺀 순비중은 8%포인트로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앞으로의 3개월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순응답비중이 15%포인트로 떨어져 지난 2016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모니터

    이러한 자신감 하락은 풀뿌리 기업들의 인적투자, 고용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앞으로 3개월간 고용을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중에서 "줄일 예정"이라고 답한 비중을 뺀 값은 17%포인트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취임 이후 변동범위(15~26%p)의 하단으로 떨어져 있다.

    ⓒ글로벌모니터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박해지는 모습이다. 보상을 "늘리겠다"는 응답비중은 "줄일 예정"이라는 비중에 비해 18%포인트 높은데 그쳤다. 지난 2월과 타이기록이며,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역시 트럼프 취임이후 변동범위(15~25%p) 하단에 근접해 있다.

    이러한 보상정책 변화는 미국 9월 고용보고서 내용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중 미국의 비농업 고용증가 속도 둔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시간당 평균임금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비 감소했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소기업들이 재고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생산, 투자, 고용 활동 전망에 부정적인 시사점을 준다.

    이번 설문에서 재고가 "너무 적다"는 응답에서 "너무 많다"는 응답을 뺀 순비중은 -6%포인트로 전달과 동일했다. 지난 2016년 9월 이후 최저치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재고감축에 적극적이지 않다. 앞으로 3개월 안에 재고를 "늘리겠다"는 응답에서 "줄이겠다"는 응답을 뺀 순비중은 2%포인트로 지난 1분기 석달간에 비해 약간 높았다. 대신 절대수준은 트럼프 취임 이후 변동범위의 하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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