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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리스크의 "peak out"과 달러의 새 추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0-19 오전 6:57:36 ]

  •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긴장이 날로 수위를 높여 나가면, 그래서 세계경제 전망이 잿빛으로 어두워지면, 게다가 심지어 하드 브렉시트 시간표까지 대책없이 다가오면, 선진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한다. 달러화 가치는 오른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 이머징 국채와 통화는 오히려 반대로 약해지기 십상이다. 불확실한 세상에서는 시장이 주로 '위험'과 '안전'이라는 잣대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인데도 금융환경은 긴축되고 마니 이머징으로서는 죽을 맛이다.

    지난 8월 극단으로까지 치달았던 이 흐름이 빠른 속도로 되돌려지고 있다. 오늘, 토요일(19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내동댕이쳐 상황을 다시 파국으로 몰아넣지만 않는다면 반전의 조건은 일단 완성된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희망찬 세상이 열린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주에 다루었던 대로 "제한적 기대감과 제한적 우려감"의 연장선상이자, 주초에 정리했던 "위험과 기회의 동시 퇴조"와 동일한 맥락이다.

    글로벌 경제환경과 금융시장은 일종의 수렴국면에 들어가 있다.

    독일 경제가 바닥을 치는 징후를 보이지만, V자를 기대할 근거는 없다.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침체 베팅을 정당화할 신호는 없다.

    포장만 번드르한 미-중 합의는 무역전쟁을 종식할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했으나, 시한폭탄의 휴즈는 일단 제거해 놓았다.

    영국의 유럽 탈퇴 이슈는 하드 브렉시트 또는 무기한 연장의 불확실성을 모면한 듯 보이나, 그게 범유럽 경제의 더 찬란한 앞날을 보장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러한 갇힌 잠재성 속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추세'를 보여주는 것은 환율이다. 거대 지정학적 잠재위험과 미국 경제의 차별적 성장세가 연준 통화정책과 더불어 뚜렷하게 peak-out 하는 중이다. 달러에 가해지는 하방 모멘텀이 좀 더 강해졌고, 이머징 통화들은 이래저래 우호적인 환경을 맞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낮은 인플레이션은 성장이 사라진 세상에 그나마 축복이다. 이머징 자산의 경우 주식보다는 국채가 위험 대비 더 나은 보상을 주리라 생각한다. 성장이 없지만 파국도 없고, 파국이 없지만 성장도 없는, 낮은 인플레이션의 세상에서는 안전한 위험자산에 더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 리스크의 peak-out

    ⓒ글로벌모니터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는 기존에 추정하고 있던 정황을 다룬 것이어서 놀랍지는 않으나, 그 추정을 사실로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미-중 관세전쟁이 재고조될 위험이 현저하게 낮아져 있다는 가정을 강력히 정당화한다.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수석 경제참모가 지난 주 대통령 집무실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한 브리핑 자리를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긴장을 계속 고조시킬 경우 경기를 망치고 트럼프의 내년 재선 가능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이틀 전인 10월8일에 마련된 이 브리핑은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이 주도했다. 여기에는 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된 적이 있는 경제 평론가 스티븐 무어 외에 공화당 경제학자 로렌스 린지(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의 국가경제위원장)가 참석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SJ,10.18)

    탄핵조사에 내몰리고,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관련 논란에 꼬이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경기침체를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을 몰아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관측이다.

    '역사상 중국을 가장 터프하게 다룬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지만, 만일 재선에 실패한다면 오히려 '중국을 잘 못 다뤄 경제를 망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중국과 맺은 가장 위대하고 거대한 합의(트럼프의 표현)"에 따르면, 만일 트럼프가 다시 관세무기를 휘두르거나 심지어는 기존 관세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그 후폭풍은 미국의 "애국적 농부들(트럼프의 표현)"이 다 뒤집어 쓰게 되어 있다. 이미 중국은 약속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를 이유로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무어 등 브리핑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한 데땅트는 작금의 성장에 드리워진 장애물을 제거해 내년 경제가 훌륭하게 반등하도록 할 것이며,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아주 강력한 위치를 점하도록 할 것이라고 그들은 트럼프에게 말했다." (WSJ,10.18)

    "one more and done"…재구성된 연준 금리정책 전망

    ⓒ글로벌모니터

    금리정책 전망에 관한 금융시장의 기대와 연방준비제도의 신호도 굉장히 오랜만에 상호 수렴하는 모습이다.

    18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1.50~1.75%로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6.3%로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하지만 오는 12월11일 FOMC에서 추가로 25bp 금리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은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프라이싱했다.

    이러한 기대의 변화는 최근 일련의 경제지표 및 이벤트들의 전개양상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조금 더 뚜렷해진 미국 경제의 둔화(특히 제조업)를 감안할 때 이달말 추가 금리인하가 확실시되지만, 리세션 위험이 아직 크지 않은 점이라든가, 미-중 무역전쟁 및 브렉시트 파국 위험이 잦아든 점 등은 지속적인 금리인하 필요성을 낮춰주었다고 보는 것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의 이날 연설이 시장의 이러한 전망과 잘 맞아떨어졌다.

    10월 FOMC 침묵기간을 앞둔 마지막 커뮤니케이션에서 클라리다 부의장은 "미국 경제가 좋은 위치에 있다. 기본 전망은 양호하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몇가지 분명한 리스크들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OMC는 앞으로 매번 회의 때마다 경제전망과 그 전망에 미치는 위험들을 측정하는 방식(meeting by meeting basis)으로 갈 것"이라며 "경제확장이 지속되도록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meeting by meeting basis"로 가겠다는 것은 지난달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때에도 천명한 것으로, 선행적인 보험제공은 일단락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달에는 위원들을 설득해 금리를 더 내릴 생각이지만, 비둘기 진영의 자신이 보기에도 그 이상의 금리인하가 필요한지는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는 게 클라리다 부의장의 이날 메시지였다.

    지난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강력 지지했다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의 경우는 이미 '중립'으로 물러선 상태다. "7월과 9월 당시에는 오버액션보다 언더액션을 더 걱정했는데, 이제는 균형이 잡혀 있다. 향후 금리정책은 불가지론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부터 반대표를 행사해 온 에스더 조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11년이나 된 경기확장 사이클에 레버리지를 더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3회 연속해서 소수의견을 낼 모양인데, 이런 목소리를 FOMC 지도부가 무한정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추세 하락 모색하는 달러 vs 금리인하 베팅 높이는 이머징 중앙은행

    ⓒ글로벌모니터

    주요 6개국 통화들에 대한 달러인덱스(DXY)가 이날 2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갔다.원화 등 주요 10개국 통화들에 대한 블룸버그 달러인덱스(BBDXY) 역시 200일선을 완연히 하향 이탈했다.

    지난 1일 2년 최고치에 도달했던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는 이후 3주 연속 내림세다. 지난 1월 이후 최장기간의 부진 끝에 절대 수준은 이제 7월 이후 최저치가 되었다.

    200일 이동평균선의 하회는 향후 펼쳐질 새로운 추세를 신호하는 것일 수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리스크의 peak-out,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 및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지급준비금 재확충 포함) 등 이 모든 거대 재료들은 달러의 약세를 가리킨다.

    그리고 달러화 약세를 가리키는 이 재료들은 달러 약세 그 자체와 더불어 이머징 경제에 매우 우호적인 금융환경을 제공한다.

    이머징 중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등 대내외 경제 균형이 잘 갖춰진 곳의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날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를 단순히 내리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는 더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중앙은행은 보통 작은 조치를 선호하지만 보다 공격적 완화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으로 러시아 국채 가격의 뜀박질은 가속도를 냈다. 10년물 수익률은 6.57%로 떨어져 지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제에 대해 점점 낙관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휴생산력(slack)이 많다"면서 "우리는 부양적인 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이머징인 그리스의 국채시장도 뜨겁다. 10년물 수익률이 이날 1.291%까지 내려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독일 국채 수익률 흐름과는 상반되는 추세이자, 그와 동일한 맥락(risk on)이기도 하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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